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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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목사  김주용
삶의 결을 만드는 곳, 연동공동체

어린 시절,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살았습니다. 놀이터는 산이었고, 유치원 대신에 산에서 모든 것을 배웠습니다. 소나무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때마다 마을 어른들이 소나무를 베어가곤 했습니다. 그때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베는 모습을 지켜본 후, 남아 있는 나무의 밑동을 보기 위해 가까이 가면, 은은한 열기가 났습니다. 나무도 치열한 싸움을 한 것이었을까요? 잘려나가지 않으려고 보이지 않은 몸부림을 친 것이었고, 그 싸움의 열기가 여전히 나무 밑동 주변에까지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통을 잘려 보낸 그루터기는 진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저 나무도 살아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훗날 책을 통해, 잘린 나무 밑동, 곧 나무의 심재라고 하는 부분에서 진물이 올라오는데, 바로 그 물이 밖의 공기와 접촉되면서 나무의 나이테를 더욱 진하게 만들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의 눈물은 그냥 흘리는 눈물이 아닙니다. 고통의 눈물이고, 상처의 눈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눈물은 자기가 베어지고 죽어가지만, 자신이 얼마만큼의 삶의 연수를 살았고 어떤 연륜의 인생을 살았는지를 세상에 알려주기 위한 나무의 결(나이테)을 더욱 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나무의 나이테는 나무가 죽은 것처럼 지냈던 시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이테가 진하면 진할수록 더욱 큰 죽음의 고비를 겪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은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 인간도 인생의 나이테가 있다면, 분명히 그것은 삶의 고난과 고통의 순간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 삶의 단면을 자를 수 있다면, 우리도 분명히 눈물을 흘릴 것이고 그 눈물이 진하면 진할수록 삶의 나이테와 인생의 결이 더욱 진한 색깔로 새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진한 나이테를 가진 나무일수록 단단하고 강직한 것처럼, 우리 인간의 삶도 그러지 않겠습니까! 진한 삶의 결을 가진 사람들은 단단하고 힘이 있으며 강단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고통과 아픔의 삶을 이겨냈다는 것이고, 또다시 그런 순간이 찾아와도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바로 그런 인생의 진한 결이 필요합니다.

성경 속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매일같이 죽고 또 죽습니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해서 죽고, 나서야 할 때 그러지 못해서 죽으며, 자랑하고 인정받아야 할 때 참고 뒤로 물러서야 할 때가 있어서 우리는 죽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렇게 죽게 되면, 그것은 우리 인생의 결이 되고 나이테가 되는 것입니다. 인도 속담에 “호랑이 줄무늬는 바깥에 있고, 인간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고 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번 참게 되고 인내하게 됩니다. 곧 나를 죽이고 다른 사람을 살려 주기도 하며, 죽어야 살릴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리 영혼 안에는 아름다운 줄무늬가 생기는 것입니다. 죽는 것은 괴롭고 힘들지만, 그것으로 인생의 가치 있는 결을 만들어낸다면, 그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삶의 결을 만들어 보십시오. 그 인생의 결은 결코 편한 길, 넓은 문에 들어가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험한 길, 좁은 문을 가야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난과 아픔, 고통과 상처를 이겨내야 합니다. 우리 연동교회는 그런 삶의 결을 만들어내는 교회입니다. 어떤 풍파가 와도 쓰러지지 않는 단단한 나무가 되기 위해 영적 결을 만들어내는 연동교회는 당신과 함께하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연동공동체와 함께 죽음의 고비와 순간을 이겨내는 인생이 되어 아름다운 결을 품고 사는 당신이 되길 기원합니다.

2019년 1월 1일
연동교회 위임목사 김주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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